Ⅰ. 연구의 개요3
Ⅱ. 금융위기 전후 가계 자산부채 구조11
1. 자료 개요11
2. 자산부채 구조의 특성13
3.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19
4. 주요 특징적 현상 요약26
Ⅲ. 가계특성과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29
1. 주식시장 참여 퍼즐: 기존문헌의 의미29
2. 가계특성과 참여율: 이변량 분석37
3. 가계특성과 참여율: 패널 프로빗 분석51
4. 분석결과의 의미70
Ⅳ. 가계특성 변화와 주식 및 펀드시장 이탈75
1. 패널가구의 재구성75
2. 가계특성 변화와 시장이탈: 이변량 분석79
3. 가계특성 변화와 시장이탈: 프로빗 분석87
4. 분석결과의 의미90
Ⅴ. 결론95
1. 주요 결과의 요약95
2. 시사점97
참 고 문 헌103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주식시장과 펀드시장 모두 거래와 투자규모가 줄어들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어려움도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 침체의 핵심은 개인투자자, 즉 가계부문의 투자위축이다. 가계부문 투자규모의 위축은 시장에서 이탈한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금융위기를 전후한 시기의 가계 패널자료를 이용해 가계의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과 관련한 두 가지 핵심 이슈를 분석하는 것이다. 먼저 가계특성 변수들을 중심으로 해서 가계의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이어서 금융위기 이후 주식 및 펀드시장에서 이탈한 가구들은 어떤 가계특성의 시계열적 변화에 영향을 받았는지 분석한다.
핵심적인 분석에 앞서 2007∼2011년 중 가계 자산 및 부채구조를 살펴본 결과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다. 자산 및 부채규모의 정체, 자산 항목 중 전월세보증금의 부각, 안전자산 선호도 심화 및 연금성 자산 증대 등이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전체 가구 중 주식 또는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중을 의미하는 참여율은 금융위기 직전에 정점에 도달했다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펀드시장의 참여율은 2007년 18.8%에서 2011년에는 9.1%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두 시장에 참여하는 가계들의 참여조건부 투자 비중이 크게 변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최근 양 시장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금액 위축은 결국 시장이탈자가 많았기 때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의 첫 번째 목적인 가계의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확률 결정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패널 프로빗 모형을 추정했다. 모형 추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결과들은 다음과 같다.
소득이 많거나 금융자산 보유액수가 크면 시장 참여율이 높았다. 가구주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거나 근로소득자일 경우 그 대척점에 있는 가구에 비해 시장 참여율이 높았다. 주택보유자는 미세하게나마 비보유자에 비해 시장 참여율이 높았다. 다만, 주택보유자와 비보유자 간의 시장 참여율 격차는 크지 않았다. 이는 주택보유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과 주택비보유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의 수준에 큰 격차가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주택비보유자가 전월세보증금 급등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택보유자도 주택가격의 변동위험에 노출되어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를 꺼릴 수 있다. 한편, 연령변수와 시장 참여율 간의 ‘역 U자 상관관계’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 가계의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은 매우 이른 연령대에 정점에 이른 후 빠르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같은 연령대와 시장 참여율 간 상관관계는 미국 및 영국 등 자본시장이 발전한 국가들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미국 및 영국에서는 연령대와 가계의 주식시장 참여율 간의 관계가 ‘역 U자 상관관계’를 보이며, 퇴직 이후 연령대에서도 시장 참여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상과 같은 분석결과는 가계의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 제약요인으로 기존문헌들이 제시하고 있는 금융시장 마찰의 존재, 가구 배경위험의 존재 등이 우리나라에서도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추가적으로 데이터로 관측하기 어려운 가구 간의 이질성들도 시장 참여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데이터로 관측하기어려운 가구 간의 이질성들은 시장 비참여에 대해 가계특성 변수들이 미처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 및 펀드시장의 미래 기대수익률을 아주 낮게 잡고 있는 가구, 각종 금융세제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가구, 다양한 심리적 제약에 노출된 가구들은 그들의 가계특성에 관계없이 시장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잠재성장률의 저하 등 대부분의 가구에 유사한 수준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계열적 이벤트들도 시장 참여율에 영향을 미친다.
패널모형 추정계수의 특징은 횡단면적 요소와 시계열적 요소를 동시에 반영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계특성 변수 중 시계열적으로 변화하는 변수들은 2007∼2011년 중의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 하락의 일부를 설명해 줄 수 있다. 이 연구의 두 번째 목적을 탐구하기 위해 이 기간 중 주식 및 펀드시장으로부터의 이탈이 가계특성 변수의 시계열적 변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분석결과를 토대로 이 기간 중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 하락 원인을 추론해 보면 다음과 같다. 1차 퇴직 시기에 직면한 가구들 중 상당수가 자영업자로 전환했는데, 이들이 직업군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축적해 두었던 금융자산을 사업자산에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주식과 펀드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 금융자산이 부족해 졌을 뿐만 아니라, 소득의 안정성도 크게 떨어져 주식과 펀드시장에 참여할 유인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 기간 중 주택시장과 임대시장 모두에서 위험노출도가 커진 것도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율 하락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해석은 주식시장보다는 펀드시장 참여율 하락을 더 잘 설명한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제시할 수 있는 몇 가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안정적인 초과수익률을 가계부문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연구의 분석결과에 의하면 배경위험에 노출된 가계는 주식 및 펀드시장에 초과수익률이 존재하더라도 그 초과수익률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 두 시장에서 안정적인 초과수익률이 만들어지려면 배당확대, 효율적인 세제혜택 상품의 도입을 통한 인센티브 제공, 다양한 중위험중수익 상품 공급 등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에 소요되는 암묵적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줄여주기 위해서는 정보제공이 올바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펀드시장의 잠재적인 참여자들을 위한 효율적인 정보제공 체계는 매우 긴요하다.
마지막으로 주식 및 펀드시장에 대한 신뢰회복이 필요하다. 일부 투자자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심리적 제약으로 인해 주식 및 펀드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 심리적 제약은 주식 및 펀드시장을 일종의 투기시장으로 보는 극단적인 위험회피 성향, 타인을 믿지 못하는 성향, 과거 큰 손실을 경험한데 따른 두려움 등을 포괄한다. 이는 모두 시장에 대한 신뢰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대리인문제 축소를 통해 이해상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 바, 이를 위한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