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I 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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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2/26
기관투자자가 자본시장 발전에 미치는 영향 및 정책과제 연구보고서 14-01 PDF
목차

Executive Summary vii
Abstract xii

I. 연구의 목적 3

II. 기관투자자의 성장과 자본시장 발전 9
1. 기관투자자의 정의 및 유형 9
2. 기관투자자의 유형별 특징 및 상호관계 12
3. 기관투자자의 성장 15
4. 기관투자자와 자본시장 발전 18

III. 실증분석 25
1. 문헌연구 25
2. 표본구성 및 기초통계 27
3. 투자자유형별 거래의 수익률 예측성  34
4. 투자자유형별 거래와 주가변동성 38
5. 투자자유형별 거래와 가격효율성 52
6. 추가분석: 기관투자자의 암묵적 거래비용 61
7. 실증분석 결과의 요약 64


IV. 기관투자자와 관련한 정책방향 67
1. 정책방향 (개관) 67
2. 자본시장 수요기반 확대의 장애요인 제거 69
3. 기관투자자의 다양화 촉진 72
4. 기타 과제 75

참 고 문 헌 81

요약

기관투자자란 ‘소액 투자자의 자금을 대규모로 집합한 후, 집적된 자금을 주로 자본시장을 통해 운용하는 투자주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기관투자자에는 공사모펀드, 생명보험사, 연금기금 등이 포함되는 반면, 은행과 증권회사는 배제된다.
기관투자자에 포함되는 펀드, 연금기금, 생명보험사는 청구권의 만기(maturity of liabilities)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펀드, 특히 공모펀드의 경우 환매요청과 거의 동시에 자금을 인출할 수 있으므로 청구권의 만기는 초단기에 해당한다. 반면,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은 비교적 장기이며, 퇴직연금, 국민연금 등 연금기금의 청구권의 만기는 초장기라고 할 수 있다. 청구권의 만기가 중요한 이유는 기관투자자별 자산운용의 특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환매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공모펀드는 만기가 길거나 유동성이 낮은 상품에는 투자하기 어려운 반면 생명보험사나 연금기금 등은 유동성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만기가 길고 유동성이 낮은 상품, 예를 들어 장기채, 중소형주, 비상장주식, 부동산, 대체자산 등에 대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 따라서 연금기금 등 청구권의 만기가 긴 기관투자자의 자산축적은 자본시장의 장기수요기반 확대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하겠다.
기관투자자의 성장이 자본시장 수요기반 확대를 통해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되고 있다. 저축의 기관화는 자본시장 발전과 강력한 양(+)의 관계를 갖고 있으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깊이를 심화시킨다(Allen and Santomero, 2001; Impavido et al., 2003). 특히 청구권의 만기가 긴 연금기금 등의 자산축적은 고위험·장기 프로젝트 추진을 용이하게 하여 경제성장률
제고에 기여한다(Lefort and Walker, 2002). 또한 보험이나 연금기금과 같은 계약형 저축기관의 성장은 위험프리미엄과 유동성프리미엄을 낮춰 기업부채의 만기가 늘어나게 하고(Impavido et al., 2003) 총요소생산성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Davis and Hu, 2004). 미국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성장이 벤처기업과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성장을 촉진한 것으로 평가되는데(Prowse, 1998), 이는 기관투자자가 축적한 자산이 적절히 운용될 경우 국가경제의 활력이 제고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기관투자자는 정보거래자(informed traders)로서 자본시장의 품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본 보고서에서는 2004년~2012년의 한국 주식시장 거래자료를 토대로, 기관투자자가 정보거래자인지, 기관투자자의 거래비중이 가격변동성 및 가격효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기관투자자 거래의 가격예측력을 검토하였는데, 기관투자자의 순매수가 증가할수록 다음 거래일의 수익률이 상승하고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증가할수록 다음 거래일의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사적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즉 기관투자자가 정보거래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두 번째로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기관투자자의 거래비중이 높을수록 변동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정보거래(uninformed trading)는 불필요한 가격변화를 수반하는 반면 정보거래는 균형가격으로의 수렴을 촉진하므로 정보거래자인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변동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파악된다. 변동성 감소효과는 펀드보다 보험 및 연금기금에서 두드러지는데, 유동성 제약에서 자유로운 장기투자자의 거래가 정보
거래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기관투자자가 가격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기관투자자의 거래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랜덤워크(random walk)를 따르는 것으로 나타나 가격효율성이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기관투자자 중에서는 보험과 연금기금의 가격효율성에 대한 기여도가 높았다. 이 결과 역시 유동성제약이 작은 기관투자자들의 거래가 정보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이다. 이러한 실증분석 결과는 시장효율성 관점에서 장기투자성향의 기관투자자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상 기관투자자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 및 자본시장 품질과 관련한 실증분석 결과로부터 다양한 정책과제를 도출할 수 있다. 우선, 전술한 바와 같이 기관투자자의 성장은 자본시장의 수요기반을 극적으로 확대시키며 이 과정에서 위험자본?장기자본의 공급이 증가함으로써 실물경제 성장을 견인한다. 따라서 (정책방향1)은 “기관투자자의 자산축적이 자본시장 수요기반 확대로 이어지는데 장애가 되는 요인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첫째,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 퇴직연금기금 자산의 대부분은 은행의 단기예금에 집중되어 있어 퇴직연금기금의 자산축적이 자본시장 수요기반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낳은 데는 퇴직연금과 관련한 일체의 업무를 금융회사에 위탁하는 계약형 제도에도 원인이 있다. 계약형 제도와 달리 기금형 제도에서는 퇴직연금기금이 신탁형태로 설치되고, 기금 운용과 관련한 정책결정은 노사공동의 위원회에서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기금 운용에 대한 근로자의 관심 및 이해가 증대되고 운용에 대한 책임도 강화될 수 있으며, 연금플랜의 속성에 부합하는 장기적 관점에 입각한 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퇴직연금기금의 자산운용 제약을 완화할 필요
가 있다. 엄격한 자산운용규제가 적용되는 방식은 자율성을 갖고 신중하게 운용하는 방식(prudent man rule)에 비해 수익률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은퇴자산 확보 차원에서 지금과 같은 자산운용규제는 대폭 완화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DC(Defined Contribution)형 플랜과 관련하여, 자산운용과 관련한 디폴트(default, 자동운용상품)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근로자에게 너무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국민연금기금의 중소형주·대체자산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국내주식 투자는 대형주에 집중되어 있다. 국민연금기금 청구권의 만기가 매우 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동성 낮거나 고위험·고수익 특성을 갖는 중소형주·대체자산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연금수급자의 은퇴자산을 늘리는 동시에 실물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기관투자자의 투자는 가격효율성을 높이고 변동성을 낮춘다는 점에서 중소형주 투자확대는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본 보고서의 실증분석결과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자본시장의 품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갖는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은 국민연금기금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처럼 특정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과도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정책방향2)는 “기관투자자의 다양성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첫째, DB(Defined Benefit)형과 DC형 기관투자자의 균형성장이 필요하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은 100% DB형이며, 퇴직연금기금 또한 DB형의 비중이 72.3%에 달한다. 이처럼 기관투자자의 성장이 DB형에 편중되어 이루어질 경우, 은행중심 금융시스템이 갖는 문제점이 확
대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DC형 기관투자자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기관투자자의 다양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퇴직연금기금의 운용과 자산운용업 간의 연계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DC형 퇴직연금기금의 운용이 수많은 자산운용사를 통해 이루어지게 되면, 자산운용 주체의 분산이 촉진되면서 기관투자자가 한층 다양화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자산운용업과 연계된 DC형 퇴직연금기금의 성장은 DB형 일변도의 국내 기관투자자 기반을 보다 균형 잡힌 체제로 변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헤지펀드에 대한 진입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본시장의 효율성 및 안정성을 제고하는 기관투자자의 긍정적 영향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존재할 때 더욱 잘 발휘될 수 있다. 헤지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기관투자자의 다양성이 촉진되고 그 결과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한층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연기금투자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1년 도입된 연기금투자풀에 참여한 기금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운용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중소형기금의 연기금투자풀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더불어 각종 공제회, 대학법인, 사내복지기금 등의 연기금투자풀 참여를 허용하거나, 별도의 전용 투자풀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기타과제로, 국내 기관투자자의 거래비용 절감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즉시체결을 위해 거래상대방에게 유리한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일정한 손실, 즉 암묵적 거래비용을 감수하는 거래행태를 보인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부담하는 암묵적 거래비용은 미국 기관투자자의 3~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거래비용은 결국 수익률의 저하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거래비용 축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